한국에서는 귀농귀촌 인구 중 원주민과의 갈등이 매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로는 생활 방식 차이나 시골 주민의 텃세 등이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마을 공동 시설 이용을 놓고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말다툼에서부터 고소고발, 심지어는 살인 사건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은 행복해야 할 귀농이 끔찍한 비극으로 끝나게 만들었습니다.
2018년 8월 21일 오전 7시 50분쯤, 봉화군 소천면의 한 마을에 사는 77세 김모씨는 소천파출소에 "까마귀를 잡겠다"는 거짓말을 하고 슈퍼90 엽총을 가져왔습니다. 이어서 김씨는 이웃 주민인 48세 스님인 임모씨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임씨는 김씨에게서 두 번의 실탄을 맞았지만, 김씨의 추격을 피해낼 수 있었습니다.
김씨는 이후 면사무소 내에서 엽총을 난사하다가, 공무원 2명이 숨지고, 이웃이 중상을 입어 김씨는 처벌을 받았습니다.
귀농인 김씨는 이웃과의 갈등으로 앙심을 품고, 다수를 상대로 이같은 행동을 저질렀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김씨는 2014년 11월 경기도 수원에서 인기 있던 아로니아를 재배하기 위해 귀농했습니다. 그 후, 이웃 집과의 공유 지하수 공급 문제로 갈등이 생겼고, 이를 해결하려는 임씨의 모터 펌프 설치 요구에 김씨는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임씨는 공사를 강요하면서 비용 부담을 요구했고, 이에 김씨는 거부하자 임씨는 폭언을 내뱉으며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2017년 1월, 이웃인 화목보일러에서 나온 연기가 김씨의 집 안으로 침입했습니다. 김씨는 이것이 임씨의 음모라고 생각했습니다. 같은해 4월, 김씨의 집에 물이 달려서 임씨를 찾아가 소문으로 인해 스님과 이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임씨는 김씨를 때렸고 개를 김씨 집 앞에 풀어놓았습니다. 김씨는 임씨를 더 이상 원하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2018년 5월 수렵 면허시험에 합격한 후 안동의 총포사에서 엽총 1정과 실탄 200발을 구입하여, 3개월 후 범행을 일으켰습니다. 이전에 김씨는 경찰에게 "임씨 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경찰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후 김씨는 면장을 찾아 비용 지원을 요구했지만, "올해 예산이 끝났으니 내년에 검토해보겠다"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김씨는 공무원들에 대한 원한을 품게 되었습니다. 김씨의 범행 대상에는 이들 기관뿐만 아니라 모터 설치 업자 A씨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김씨는 사건 전날 아침 A씨를 살해하려 했지만 실패하였고, 그 후 종이상자에 실탄을 소진하며 사격 연습을 하였습니다. 경찰은 김씨 집을 압수수색하여 실탄 70발과 메모지를 확보하였습니다. 메모지에는 임씨와 경찰, 면 직원들을 비난하는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김씨의 승용차에서도 미사용 실탄 60여발을 회수하였습니다. 김씨는 살인,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안전관리법 위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대구지법 형사 11부는 김씨가 낯설고 폐쇄적인 농촌에서 사회·정서적 고립감 속에 이웃 간 갈등으로 과도한 피해의식이 생겨 범행이 일어난 점도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김씨의 잠재적 악성과 외곬 기질도 있겠지만, 귀농 부적응과 환경도 작용한 측면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김씨는 “내가 평생 충성을 다하고 사랑한 이 나라를 구해야겠다고 생각해 군수와 경찰서장 등 30명을 사살하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의 항소심을 대구고법 제2형사부는 기각했습니다. 김씨는 거주하는 220여 명의 마을 주민들과 거의 교류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씨는 산 밑에 집을 지었고, 자신의 일과 관련해 이장과만 만났습니다. 귀농귀촌 인구는 2020년에는 49만 4569명, 2021년에는 51만 5434명으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5% 감소한 43만 8012명이었습니다. 농촌 출신이지만 도시에서 일하고 있던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면서 농촌으로 귀농하는 인구가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